반응형 전체 글432 독한 스릴러는 가라, 『골든 슬럼버』 골든 슬럼버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 (2009 / 일본) 출연 사카이 마사토,타케우치 유코 상세보기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는 영화를 보았다. '총리 암살범으로 간주되어 쫓기는 시민영웅'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소개때문에 보게 되었는데, 사실 장르가 '스릴러'로 표기되어있어서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게 상상했던 나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스릴러는 점점 내용보다는 표현에 치중하고 있다. 누가 더 잔인하고 누가 더 극적인 캐릭터이며 누가 더 반사회적인지를 보여주려 경쟁하듯 생산해내는 한국 스릴러영화는 잔인함과 찝찜함을 빼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한국 스릴러는 일단 스릴러라는 장르 표기가 있다면 보지 않았다. 스릴러영화가 본디 그런 것인지는 깊게 알아보지 않아서 모른다. 하지만 누가 더 극단.. 2010. 8. 31. 롱테일경제학 롱테일경제학(THELONGTAIL)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경영전략일반 지은이 크리스 앤더슨 (랜덤하우스코리아, 2006년) 상세보기 이거 읽은지 몇 달 된 것 같은데 기록해두는 것을 깜빡했나보다. 이거 말고도 몇 권 더 있는데 그건 언제 적을지 -_-; 사실 오래돼서 대략적인 내용 말고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써놔야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난다는 파레토의 법칙을 깨는 롱테일이 등장했다. 파레토의 법칙이 유독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개성있는 이들을 돈이 안된다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마케팅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백화점 매출의 대부분이 명품관에서 나온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이들도 상위 1% 안쪽의 극소수라는 것도 알고 .. 2010. 7. 2. 스릴러를 살짝 2번 꼬면 이 영화가 된다, 『파괴된 사나이』 파괴된 사나이 감독 우민호 (2010 / 한국) 출연 김명민, 엄기준, 박주미 상세보기 유괴범을 소재로 한 스릴러는 너무나도 뻔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유괴범의 아이를 인질로 한 돈 요구와 그에 따른 부모의 심리적 변화추이를 그려내는 것이다. 그 놈 목소리가 그랬고 세븐데이즈가 그랬다. 하지만 구구절절한 부모의 심정과 배우의 열연만으로 스릴러, 그것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유괴범을 소재로 한 스릴러를 그려내는 것은 이제는 식상한 이야기다. 파괴된 사나이도 김명민, 엄기준 두 배우의 열연에만 의존할 생각이었다면 아마 비슷한 패턴으로 전개되어 흐지부지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일반적인 스릴러의 패턴을 두 번 꼬았다. 하나는 형사 혹은 선善의 편에 선 자가 악의 편에 선 자를 '정보도 없이 무.. 2010. 6. 15. 글 써야할 목록 괴짜사회학 기후변화의 정치학 김승옥 소설집 2010. 4. 18. 결과는 진부하나 과정은 진부하지 않아, 『If only』 이프 온리 감독 길 정거 (2004 / 영국, 미국) 출연 제니퍼 러브 휴이트, 폴 니콜스, 톰 윌킨슨, 다이아나 하드캐슬 상세보기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주 즐거운 발상이었다. 이 영화는 남자가 여자를 대신해 죽어준다는 내용을 신선한 발상으로 풀어냈다. 어제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도 아니고,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인간의 눈물겨운 노력과 깨달음, 그리고 순응을 보여준다. 순응하는 삶, 이미 알고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바꿀 수 없다는 슬픔. 그것이 이 영화가 보다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운명이라는 말이 그럴싸하게, 때로는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것을 되돌리거나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가능에 도전하지만 실제로는 가능하지만 .. 2010. 4. 18. 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을 생각한다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김용철 (사회평론, 2010년) 상세보기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다. 책 속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글쓴이는 설득력있는 논지를 일관되게 펼쳤다. 그러나 그 정보에 대해서 일반인인 나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정말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긴 했다. 맨 마지막 장엔가, 삼성이 나아갈 길이었나 아무튼 그런 챕터에서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줄줄이 늘어놓은 건 갑자기 뭐냐 싶을 정도로 어이없었고. 2010. 4. 18. 하늘 위에서 아날로그를 보다, 『Up in the air』 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2009 / 미국) 출연 조지 클루니, 베라 파미가, 안나 켄드릭, 제이슨 베이트먼 상세보기 전파는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허물어주었지만 또다른 단절을 야기한다. 스크린 너머에 있는 상대와의 만남은 - 비록 그것이 글자이든 영상이든 간에 - 단절된 만남이다. 직접 마주보고 얘기해도 끊임없는 오해가 생기고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려운 마당에, 하물며 스크린을 통하는 거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쌓이는 마일리지로 대표되는 숫자인생. 어쩌면 가장 아날로그적인 세대의 사람이 그토록 삭막한 숫자에 집착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어떤 '증명' 같은 것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날로그는 섬세하지만 확실한 무언가가 되지는 못하니까. 이 영화는 아이러.. 2010. 3. 30. 플루토 플루토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URASAWA NAOKI (서울문화사, 2006년) 상세보기 인간은 다원성을 지향하고 다양함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창하지만 사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링컨의 노예해방은 아직 200년이 지나지 않았고 아파르트헤이트의 '명목상' 종결은 또한 이제 20년 째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성을 짓밟는 행위 - 인종차별, 남녀차별, 동물학대, 환경파괴 등 - 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유리벽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백인-흑인, 황인. 남자-여자. 플루토에서는 이 지독하게 유서 깊은, 하지만 여전히 통용되는 구도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로봇.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기계의 편리함과 우수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 2010. 3. 26. 빈티지한 색감, 그러나 메마르지 않은 감정, 『페어러브』 페어러브 감독 신연식 (2009 / 한국) 출연 안성기, 이하나, 윤승준, 이현호 상세보기 아빠친구와 친구딸의 사랑이라고 하면 으레 불륜이나 질척한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따가운 시선들을 이 영화는 따뜻하게 풀어낸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간관계도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페어러브는 인간이 인간에게 갖는 호감, 그리고 그 호감이 자라는 과정에 당사자 둘 외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만들어두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너와 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다. 언제부터인가 미래라는 단어가 현재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경우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면 변해있는 속도전의 양상을 띤 현대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인 일이다. 삶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 2010. 3. 14.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4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