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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하늘 위에서 아날로그를 보다, 『Up in the air』

by FC 201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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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2009 / 미국)
출연 조지 클루니, 베라 파미가, 안나 켄드릭, 제이슨 베이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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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는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허물어주었지만 또다른 단절을 야기한다. 스크린 너머에 있는 상대와의 만남은 - 비록 그것이 글자이든 영상이든 간에 - 단절된 만남이다. 직접 마주보고 얘기해도 끊임없는 오해가 생기고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려운 마당에, 하물며 스크린을 통하는 거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쌓이는 마일리지로 대표되는 숫자인생. 어쩌면 가장 아날로그적인 세대의 사람이 그토록 삭막한 숫자에 집착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어떤 '증명' 같은 것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날로그는 섬세하지만 확실한 무언가가 되지는 못하니까.

이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의 삶에서 쿨한 관계 - 그러나 실제로는 쿨하지 못한 - 와의 환상에서 깨지고 나서 1000만 마일리지 획득하는 것을 보여준다. 즉, 아날로그적 삶으로의 복귀를 생각했는데, 그게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나탈리가 해고한 해고자의 자살은 디지털의 패배다. 아니 디지털보다 그런 사고방식의 한계, 메마른 감정같은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나탈리와 비교되는 주인공은 해고의 위기에서도 얘는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한계를 보여줬으나 한계선을 긋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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