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432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주노 디아스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나는 부지런한 거에 알레르기가 있나봐." "하, 너는 부지런함이 아니라 시도하는 데 알레르기가 있는거야." "전부 같은 배구팀으로 키가 크고 늘씬했다. 이 여자들이 달리기를 할 때면 자살 테러리스트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황홀한 천국이 따로 없었다." "벨리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저준위 우라늄이었던 자신의 지난날로부터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정제해 낼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쩌면 잊었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새 시대의 특권이 구세대의 맹세를 부적절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업무'에서 돌아온 그에게선 늘 줄담배와 묵은 공포의 냄새가 났다." "드디어 평화로운 목가적 보호 서클이 깨지고 현실세계의 문.. 2009. 7. 21. 소통 아주 극단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꽤 답답한 관계가 있다. 나만 답답한 게 아니라 너도 답답하다. 서로가 귀를 닫았는지 도무지 말이 통하질 않는다. 피자를 먹고 이건 맛있네, 맛없네를 다투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분명 우리는 똑바로 서서 적당한 예의를 갖춘 미소를 띄우며 대화를 한다. 나만의 이야기를, 귀는 닫아버린 채로. 그렇게 게워낸 빈 자리에 담는 것은 결국 또다시 나의 이야기다. 꽤 자주, 아니 1%의 예외의 가능성을 저 편으로 날려버린다면 항상 우리는 서로의 등을 보고 있다. 그렇게 만난지 1년. 우리는 서로에게 가진 호감을 방패 삼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기다린다. 그래서 훌륭한 과학자인 그는 멋진 걸 만들어낸다. 어쩌면 21세기의 발명품 순위에 꼽힐지도 모른다. 그의 손으로 빚.. 2009. 7. 16.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공지영 (한겨레출판사, 2009년) 상세보기 기억해둘 만한 문장 기억해 둘 만하다 읽어 볼 만하다 도와 줄 법하다 되어 가는 듯하다 처럼 보조 용언이 거듭되는 경우는 기억해둘 만하다 읽어볼 만하다 도와줄 법하다 되어가는 듯하다 와 같이, 앞의 보조 용언만을 붙여 쓸 수 있다. 1. 마음에는 근육이 있다. 2. 불행이 불행인 이유는 아마 수치심을 동반하는 데 있지 싶다. 3. 지구본 유머 : 내가 안 그랬어요! 장학사 왈, "학생 이 지구본은 왜 기울어져 있지?" 학생 왈, "제가 안 그랬어요." 4. 한 때 삶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고 느낄 때 나는 평화를 간절히 갈구했다. 기억해둘만한 문장이 거의 없어 책을 뒤적거려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책을 산 .. 2009. 7. 8. 허지웅, 대한민국 표류기 대한민국 표류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허지웅 (수다, 2009년) 상세보기 글을 누군가에게 온전하게 전달하려면, 글에 공감하게 만들려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이면을 살필 수 있는 통찰력과 아는 단어를 적절한 때에 적절한 의미로 사용할 수 있는 융통성. 허지웅씨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비유는 거칠지만 진솔하다. 그런 진솔함은 영화 이야기를 할 때 보다 두각을 나타낸다. 중반부의 정치나 사회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몇 가지 빼고는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 를 제대로 전달을 받았기 때문일까. 내가 굳이 납득은 하지 않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도 어쩌면 저자의.. 2009. 7. 5.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서울, 1964년 겨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승옥 (맑은소리, 2006년) 상세보기 어째서일까, 이 모던하고 사실적인 소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이 소설에 공감하고 있는 내가, 소설 속의 늙어버린 젊은이들처럼 스스로를 격리시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은 '안'을 잠시나마 질책하지만 이내 그도 발을 돌린다. 철저하게 개인에게 침착한 인간군상들. 죽음조차도 남의 일로 치부해버리는 이들.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이 때, 나도 그렇게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타자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1964년 겨울이 그토록 추웠던 것은 25살 젊은이들이 늙어버렸기 때문은 아닐지. 정작 현실의 늙은이들은 우리네 젊은이들보다 훨씬 젊은데 말이다. 2009. 7. 1.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8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