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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Drama

중국드라마, 여성들의 도시생활 군상극 『겨우, 서른』

by FC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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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목은 삼십이이. 

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자(동요 분)

 

겨우, 서른은 상하이에 사는 30대 도시 여성 세 명을 주인공으로 하는 중국 드라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중이고 총 43부작으로 완결되었다. 

이제 막 30살이 된 이혼녀 중샤오친, 사업가 남편과 결혼해 쯔옌을 키우며 육아와 사회생활에 열심인 구자, 도심의 명품매장에서 일하는 만니까지 세 명의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물론 서로를 돕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점차 진행된다. 겨우, 서른은 인물, 특히 남자와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극복하는 것으로 각 주인공의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현실적으로 현대 중국의 도시생활의 면모를 그려냈다. 어떻게 보면 오피스물이고 어떻게 보면 로맨스물이며 어떻게 보면 있는 그대로의 일상 이야기. 

크루즈에서 우연히 홍콩의 사업가 량정센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만니와 pd인 월급쟁이 남편과 이혼한 30살의 중샤오친, 가장 화목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처럼 보이지만 치열하게, 육아도 모자라 무능한 사업가 남편의 뒤치닥거리까지 해야하는 구자의 이야기는 아마 국적에 관계없이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로 보편적이다. 그리고 드라마는 시선의 포커스를 세 주인공의 시점에 맞춤으로써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하는 나이일지도 모른다. 살아온 환경에 변화가 시작되는 나이이며, 성인으로 오롯이 홀로 서야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런 현실을 과장이나 가감없이, 누군가의 판타지까지 버무려 보여줬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돌이켜보면 클리셰로 범벅인 흔한 내용임에도 주인공의 캐릭터에 공감해서였을까, 드라마가 끝난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는다. 보수적인 중국드라마 식의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내일을 살아낸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 시즌2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도 일품이다.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은 물론이고 연기까지 캐릭터 맞춤이었다. 특히 후반부 구자역할의 배우 동요의 연기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그 감정선이 고스란히 와닿을 만큼 인상적이다. 소리지르며 울 때나 린유유와 만나는 씬에서의 표정연기는 구자의 심정이 그대로 와닿아 마음이 아팠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를 한다고 하는데 구자 역할을 어느 배우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워낙 구자하면 동요만 떠오를 정도로 연기나 싱크로율이 최고였어서 원작만한 배우는 찾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하면 꼭 챙겨볼 생각이다.

비슷한 종류의 드라마, 환락송을 재미있게 본 이후로 나는 상하이 배경의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라고 하면 일단 보게 된다. 구자 역할의 동요 배우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서 이전작이라고 하는 수설아결불료혼도 보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도 상하이 배경의 일하는 도시여성이 주인공이긴 한데 이건 제목부터 올드해서 조금 망설여진다. 결혼 할 수 있을까라니... 얼마나 구시대적인 이야기인지. 겨우, 서른보다 이전 드라마라고 하니 그럴만 하다 싶지만서도, 이전부터 느꼈지만 아직 중국 드라마는 너무 보수적으로 인물을 그려내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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