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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마블의 성공적인 우주진출 신호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by FC 201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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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Guardians of the Galaxy
8.1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1 분 | 2014-07-31
글쓴이 평점

 




마블의 세계관을 전혀 몰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배트맨 같은 할리우드의 일부 시리즈물 영화는 전작을 보지 않으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워낙 유명하고 역사가 긴 영화라 이미 개중 한 편 정도는 보았다는 전제 하에 내용을 진행시켜서다. 그런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달랐다. 물론 이 영화가 마블의 세계관을 우주로 확장하는 시발점에 있는 영화인 덕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블은 기존의 마블 캐릭터나 관련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한편의 완결된 - 후속작을 예고하는 열린 결말이었음에도 - SF판타지물을 만들어냈다. 우주를 활보하는 우주여행자(?)들의 시작을 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우주로 확장시켰다.

 

우주와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대개 다른 종족(대부분 외계인)과의 물리적 갈등을 다룬다. E.T같은 초기의 영화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렇다. 그 편이 상상력을 동원한 이야기의 확장에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쟁, 싸움처럼 갈등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편리한 소재는 없다. 적을 설정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것, 그 가상의 적이 우리가 모르는 외계로부터의 종족이며 우리보다 우월한 문명과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설정하는 것만큼 긴장감 넘치고 흥미로운 소재가 어디 있을까. 따라서 SF영화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야할 상상력에 따르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제작비는 미지의 것을 향한 호기심 이상의 흥미를 담보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클라이언트의 의뢰에 따라 '오브'라는 미지의 물건을 손에 넣으면서 시작된다. 오브는 손에 넣으면 한 별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막대한 파워를 가진 물건인데, 아무나 사용할 수 없다. 그 힘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그대로 불타버리기 때문이다. 악당 중에서도 상급 악당만 자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이 '오브'를 둘러싸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동료들이 만나서 협력하는 과정을 주인공의 일대기 식으로 보여준다. 재미있는 건 인물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몇가지의 에피소드와 유머로 주인공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결말은 뻔한 할리우드 영화 식의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권선징악으로 끝이 난다. 권선징악과 화해 및 협력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가장 진부하고도 익숙한 주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로웠던 점은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이라는 음악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곡들의 분위기는 요즘의 쿵쿵거리는 노래와는 다르게 신나는 서부영화 같은 느낌의 노래다. 7~80년대의 올드팝 같다. 어쩐지 음악이 좋았던 우주 여행자(?)의 만화 카우보이 비밥이 떠오르는 영화였다. 보는 내내 마블의 유머와 흥겨운 음악 덕분에 즐겁게 봤다. 버틀러의 집사 이후로 올해 본 영화 중에 최고다. 마블 특유의 독특한 종족 - 유전자개조실패, 외계인, 인간, 로봇 등 - 을 수평적이고 개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등장인물간의 관계나 유머를 통해 풀어내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다름에 대한 이해와 인정은 어떤 특별한 행위나 전제가 필요하지 않으며, 또한 그것은 일상에 녹아있을 때 진정한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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