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애니메이션이란 슈렉과 같은 일부의 성인들 코드에도 맞는 것을 제외하면 아이들의 전유물이다. 동화같은 상상, 다소 교훈적인 메시지, 상큼 발랄한 음악, 다소 과장해야하는 성우의 연기. 플롯은 조금 유치해도 개연성이 떨어져도 괜찮다. 아직도 애니메이션은 성인의 영역을 주 타깃층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 과한 기대는 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자연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보호해야할 대상이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고 1회용품을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자연은 보호되어야만 하며, 미래의 자손에게 빌려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이 이중성을 탓할 수는 없다. 아프기 전까지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자연이 파괴된 것으로 내게 직접적인 손해가 오지 않으면 우리는 자연을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새미의 어드벤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다소 교훈적인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지나치게 노골적이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다. 유조선이 가라앉으면서 석유가 바다 속까지 뒤덮는 장면은 흡사 화산이 폭발했을 때의 하늘을 보는 것처럼 절망스럽다. 그런 바다를 나라도 지켜야겠다며 너희는 더 넓은 세상으로 가라고 말하는 늙은 문어의 말은 가슴 한 구석을 저며온다.
성우 연기가 처음이라는 대성, 설리, 윤형빈의 연기는 초보라고 하기에는 거슬리는 것 없이 듣기에 좋았다. 원래의 목소리가 좋은 사람들이라 다소 과한 톤으로 말을 해야하는 더빙임에도 거북하게 들리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발음과 발성이 좋아서 대사 전달이 명확하게 되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더빙 연기에 대해 약간 아쉬웠던 점은 대성은 모든 상황에서의 연기가 다 비슷했다는 점, 설리는 아기시절과 성인시절을 둘다 연기했음에도 그 두가지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는 점, 윤형빈은 목소리가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보다는 그냥 왕비호를 보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사소한 단점이라고 생각될 뿐, 연기 자체는 초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듣기에 좋았다.
크리스마스의 따뜻함을 맛보고 싶다면 새미와 여행을 떠나라. 올드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귀가 더욱 즐거울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