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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나 어떤 대본의 커팅도 없이 한번에 찍은 듯한 영화. 글쎄 이걸 픽션이라고 해야할까, 리얼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화씨911 같은 다큐영화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 같다. 영화라고 하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내공 탓인건지, 너무 일상적인 이야기같아서 아직도 조금 의심이 든다. 무릎팍도사에서 윤여정씨가 나왔을 때 거의 리얼에, 애드립이 많다고 했다는데, 일개 관객인 내가 보기에도 고현정과 최지우의 마찰을 제외하고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조명 뒤의 그림자를 봐달라고 외치는 여배우들. 그들의 삶에도 나름의 애환이 있겠지. 그걸 폄훼하거나 비하할 생각은 없다. 어쩌면 여배우들이기때문에(남배우들이라면 저렇게 이야기하는 장면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좀 의문이기도 하고) 만들어질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닐까. 여배우들에는 으레 영화에 바라는 감동이나 어떤 주제의식, 웃음을 터뜨린다거나 뒷내용이 미칠듯이 궁금하게 만드는 플롯의 재미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충분히 궁금할 수 있는 여배우들 자체에 대한 호기심, 밝혀지지 않은 여배우들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와는 관계없이, 날' 것 그대로인 것처럼' 해소시키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작년부터인가 다큐와 영화를 넘나드는 장르의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둘 다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환영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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