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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가 잘 읽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잡기에 좋았다. 세세한 것은 알아도 근현대사는 한국사든 세계사든 이념적과 경제 논리가 합쳐져서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특히 나는 사회주의 혁명 중에 러시아 혁명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이해가 된 것은 아니다. 다만 러시아 혁명만을 정리해둔 부분을 곱씹으며 여러번 읽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할 뿐.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과 말콤X의 이야기였다. 대장정은 모택동의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반바퀴 돌아서 국민당을 이기고 중국의 지배자가 되었다, 정도만 알고 있었지 그의 홍군이 어떻게 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당에게 타격을 입혔는지는 사실 모르는 거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사건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신경을 쓰고 인과관계를 설명한다. 또한 이념에 관한 지식과 역사적인 배경, 사건이 가지는 의미 등에 대해서도 - 비록 유시민씨의 의견이지만 - 제법 만족스러웠다.
말콤X는 처음 알게 된 인물인데 흑백통합을 주장하는 다수의 흑인 인권주의자와는 달리 흑백 분리를 주장해서 이색적이었다. 분리를 통한 인권의 획득, 그 방식이 폭력적일 지라도 그가 주장하는 바에 나는 왠지 납득을 했다. 역사 속의 약자였기 때문일까? 죄를 지은 '강'자들은 통합과 타협이라는 논리로 인종차별을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 말콤X는 그런 점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도처에서, 전 세계적으로 사회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이 때, 진정 통합을 요구받는 소수에 대한 배려는 제대로 행해지고 있는지, 그들에게 지은 죄에 대한 사과는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볼 때다.
굵직한 근현대의 사건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훑어보고 싶었던 본연의 목적에 한해서라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좀 더 다양한 사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했지만 이 책에 있는 사건들만으로도 충분히 세계사적으로 의미를 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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