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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books

[Review] 사조영웅전

by FC 200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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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1:몽고의 영웅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용 (김영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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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조영웅전
저자 : 김용 (본명 : 사량 용)
역자 : 김용소설 번역 연구회
국내출판연도 : 2003
출판사 : 김영사

신필 김용의 15작품 가운데 내가 가장 먼저 접했던 작품으로,  내가 읽은건 옆의 '김영사' 판 사조영웅전이 아니라 80년대에 고려원에서 출간했던 '영웅문 1부 : 몽고의 별' 이다. 당시의 나는 이 책을 단순한 역사적 관심에서 읽었는데,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이 소설에 매혹되어 단숨에 6권을 읽었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은 그 어떤 소설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지나친 중국 중심주의라는 평과 신필이라는 평을 동시에 듣는 양면성을 가진 김용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쪽에 중심을 두고 싶다. 섬세한 감정 표현과 자연스러운 전개, 중국과 서장 곳곳을 넘나들면서도 장황하지 않은 배경 묘사, '대하 역사 소설' 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역사적 상황의 재해석,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김용의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 등등은 김용 소설의 더할 수 없는 매력이다.

사조영웅전은 김용이 그의 15작품 중에 3번째로 쓴 소설이자, 최초의 장편소설이다. 배경은 '정강의 변' 이후의 남송이다. 주인공은 곽정과 황용이며, 이들의 로맨스와 함께 당시의 시대상황에 무협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김용은 소설에서 송의 간신들과 무능한 관리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충신 악비와 한세충 같은 이들은 한껏 추켜세운다. 또한 금나라(여진족) 와 몽고(몽고족) 에 대해 그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나타냄으로써 자신의 역사 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사조영웅전의 키워드는 '영웅' 이다. 이는 칭기즈칸이 죽을 때의 '영웅.. 영웅이라...' 라는 대사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만큼 사조영웅전(대막영웅전이라고도 부름.) 은 진정한 영웅이란 어떠한 인물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김용이 생각하는 영웅은 '진충보국하는 대협' 으로 이 소설에서는 곽정이 가장 그에 가깝다. 즉, 김용의 영웅은 드넓은 대륙을 제패한 칭기즈칸이나 뛰어난 무공과 지혜를 갖춘 천하 오절과 같은 이들이 아닌,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나라를 우선시하는 '위국위민 협지대자(爲國爲民 俠之大者)' 인 것이다.

감초같지만 결코 비중이 작지 않은 조연들과 주인공 곽정과 황용이 어린 꼬마에서 어엿한 청년ㆍ처녀로 성장하는 과정은 누가 뭐래도 '재미있다.' 그리고 곽정처럼 진충보국하고 충효를 미덕으로 여기는 대협이 김용이 소설속에서 그리고자하는, 자신의 이상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

장편 소설이었던 덕분에 다 읽은 후에 언제나 진한 여운이 남아 아쉬움을 금할 수 없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사조영웅전은 그 후편인 신조협려가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덜하다. 신조협려 같은 경우는 의천도룡기 첫 부분에 잠깐 곽양의 이야기가 나오고, 중간중간에 사조영웅전ㆍ신조협려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두줄 나올 뿐이라 어찌나 안타깝던지. 개인적으로 신조협려의천도룡기 사이의 이야기가 보고 싶건만, 그건 언제나 요원한 나의 바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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