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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books

[Review] 아Q정전

by FC 2007.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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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루쉰 (창비,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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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Q정전
저자 : 루쉰 (본명 : 저우수이런 - 周樹人)
역자 : 김진욱
국내출판연도 : 1995
출판사 : 마당미디어

※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1995년에 출판된 전집인 관계로 이미지는 2006년 10월 16일에 나온 창작과 비평사의 것을 차용하였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의 책에 선정된 루쉰아Q정전은 청나라 말기에서 신해혁명에 이르기까지의 과도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루쉰은 혼란스러운 중국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학보다 정신적인 개조라고 생각하고, 정신개조의 가장 유력한 무기는 문학 외에는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제목인 아Q정전은 '아Q라는 인물의 전기'를 뜻한다. 그리고 장자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예시에 적용하여 비유적으로 설명했던 것처럼, 루쉰아Q정전도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아Q의 일상적인 생활을 조명하고 있다.

아Q정전의 주인공인 아Q는 웨이좡의 무능한 날품팔이꾼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육체적ㆍ물질적으로 조롱당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항상 자신을 정당화시키고 그에 만족하는 '다소 바보같은' 면을 가지고 있다.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날품팔이로 살아가던 아Q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젊은 여승'과 '신해혁명'이었다. 아Q는 젊은 여승을 놀린 이후로 여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러한 그의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 날품팔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도 제 한 몸은 감당해야겠기에 웨이좡을 떠나 성으로 들어가고 몇 년이 지나서야 웨이좡으로 돌아온다. 처음에 주민들은 아Q가 가져온 물건들에 놀라지만 이내 그가 좀도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Q를 시답지 않게 생각한다. 이후 혁명의 물결이 웨이좡에도 불어닥치고 마을의 유력자들이 혁명당원이 되어 존중받는 것을 본 아Q는 자신도 혁명당원임을 자처한다. 그러나 쓸데없이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의 성격탓에 결국 그는 좀도둑으로 몰려 처형당하게 된다.

모욕을 받아도 저항하는 대신 정신적으로 자신을 위안하는 아Q는, 아편전쟁 이후 무능했던 중국민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웨이좡마을에서 존중받는 것은 '유교적 전통' 에 근거한 몇 몇 뿐이었다. 혁명이 일어난 후에도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Q가 좀도둑으로 몰려 처형당할 때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것 역시 무능한 중국인들이 외세의 압력에도 저항하지 못했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비록 중국문학이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당시의 중국이기 때문에 남얘기 같지 않아 더욱 와닿았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어떤 나라라도 이 소설 속의 상황과 아Q라는 인물에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격렬하게 비난하지 않는 대신 아Q라는 인물의 일생을 그려낸 것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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