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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원작이 있는 영화의 딜레마, 『이웃사람』

by FC 201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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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 (2012)

 
7.9
감독
김휘
출연
김윤진, 마동석, 천호진, 김성균, 김새론
정보
스릴러 | 한국 | 110 분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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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괜찮은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영화는 잘해야 본전이다. 각색을 많이 하면 원작을 훼손했다는 평을 받고, 각색을 안하면 원작과 똑같다며 재미없다는 평을 받는다. 성공한 1편을 발판삼아 2편을 만들었으나 반응이 영 시원찮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잘해야 본전이다. 결국 재미있어야한다는 얘기다.

 

원작이 있는 콘텐츠를 상업영화로 만드는 것은 원작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상업영화를 평가하는 가장 날렵한 잣대는 관객수이다. 관객들은 냉정하다. 재미없는 영화는 보지 않는다. 철저한 개인의 기호와 기대를 만족시켜야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이웃사람의 원작은 강풀의 만화다. 강풀의 이웃사람의 시놉시스는 제법 흥미롭다. 어느 살인마의 살인계획을 저지하고자 하는 이웃사람들의 합심. 영화는 첫머리에 '죽은 내 딸이 일주일째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화두를 던진다. 그러나 이웃사람은 결과적으로 스릴러와 휴머니즘을 결합하는 것에 실패했다. 남자가 죽은 아이를 보는 장면이 너무 늦게 나왔기 때문이다. 임하룡이 죽음을 당하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남자가 싸이코패스라는 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했다. 배타고 떠나려는 자가 어째서 계속 사람을 죽이는가? 단지 싸이코패스라서? 오히려 발각날 것이 두려웠던 천호진을 죽이는 것이 맞다. 이 또한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이 영화에서 필요한 것은 당위성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 김새론을 보호하려는 어른들의 행동은 제법 당위적이다. 하지만 김새론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을 죽이려고 하는 범인의 행동은 그다지 당위적이지 않다. 싸이코패스라서 캐릭터에 이야기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에 이 캐릭터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 죽이고 찌르는 장면만으로는 더이상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호평받은 원작이 있는 이야기임에도 시나리오나 캐릭터에서 나타나는 빈약함은 이 영화에 냉담한 관객들을 그대로 반영한다.

 

김윤진은 로스트와 그놈목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저씨의 김새론처럼. 그 역할은 그 배우만이 할 수 있다고 인식되는 건 굉장한 장점이지만, 본인의 연기폭을 좁힌다. 대중에게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뽀빠이아저씨 하면 시금치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 것처럼, 다른 역할에서 발생하는 이미지의 갭을 어떻게 메워나가야할지는 배우 본인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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