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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지런한 거에 알레르기가 있나봐." |
날카롭다고 순화해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사실은 굉장히 적나라하게 발가벗기는 문장들로 가득한 글. 중남미 출신이라 그런지 나는 그 상황을 알듯 말듯 했다. 독재자의 치하에서 몸부림치면서도 순응하는 이들에게는 공감도 갔고, 한편으로는 양지의 성생활, 그러니까 좀 더 적나라한 성생활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고.
그러나 이 작가는 내용의 진정한 공감보다 캐릭터의 매력으로 사로잡는 방식을 택한다. 따지고 보면 내용은 도미니카인의 '푸쿠'를 주 맥락으로 한, 어떤 한 가족집단의 이야기다. 다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가족을 구성하고 있을 뿐이다. 아! 오스카는 왜 그리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이냐, 한다면 그건 오스카가 순수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를 향한 본능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다니. 그 한가지만을 위해 살아갈 수 있다니. 그 짧은 삶동안 놀랍게도 여자 하나만 바라보며 살 수 있다니. 감동적인 것은 여자라는 생물을 향했던 오스카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는 점이다.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야기는 숱하게도 들어보았지만, 그 클리셰는 오스카에게만은 예외였던 것 같다.
과연 '놀라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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