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청각보고서/movie

패자의 역습은 무슨!, 패자의 넉다운이다, 『트랜스포머2』

by FC 2009. 6. 27.
반응형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2009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이자벨 루카스, 레인 윌슨
상세보기

인간은 거대한 로봇에 비하면 미물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랜스포머는 불가능한 영역의 판타지와 기계를 향한 판타지를 충족시킨다. 수천년 동안 사랑받는 절대 명제 '정의는 승리한다.'와 적당한 미국식 유머에 전작을 잇는 로맨스. 일본 애니메이션 중 메카닉물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변신에 대한 로망까지. 로봇을 구현하는 CG는 전작보다 더욱 수준급이다. 이만하면 트랜스포머는 아쉬울 것 없는 영화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너무 길다. 149분의 러닝타임에 본론이 80%라면 무슨 재미니? 관람 포인트는 로봇들의 싸움 아니었어? 트랜스포머는 옵티머스 프라임 살리는 것, 즉 배보다 배꼽에 더 치중하고 있다. 결론부에서 디셉티콘의 허무한 패배는 여태까지 뭘 보여준 건가 싶을 정도로 허무하게 끝이 난다. 부활한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몇 대 맞고 끝. 트랜스포머의 강점인 로봇 전투씬을 살리려면 옵티머스 프라임을 살리기까지의 과정을 줄이고 결론부의 전투씬을 늘렸어야 한다. 분명 그래도 스토리 상의 당위성은 충분히 성립했다. 사실 탄탄한 플롯 때문에 보는 영화는 아니니까, 시각적인 요소에 대한 만족도를 충분히 보여줘야 하는데 결론부에서 그 부분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기,승,전,결의 분량이 각각 어느 정도 아귀가 맞아야 보지, 이정도로 차이가 나면 떫은 감 씹은 기분이다.

그 외의 문제점으로는 로봇을 너무 가까이에서 잡았는지 전작의 범블비 정도를 제외하고는 적군과 아군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눈동자의 색깔로 구별했는데, 고대의 로봇(?)이 아군이 되고 나서는 그것마저도 어려워졌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을 보여주고자 근접촬영을 한 거라면, 좀 더 떨어져서 보여줬으면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기에 좀 더 용이했을 것이다. 분명 로봇들의 이종격투기를 보는 것 같은데 누가 누군지 구별이 되지 않아서 몰입도가 떨어졌다. 결론부만 만족스러웠다면 이 정도 결점은 오락영화로서의 재미와 눈보신하는 걸로 퉁쳤을 텐데 그게 참 버스 정거장 하나 지나친 듯한 안타까움을 남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