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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be optimized 차태현, 『과속스캔들』

by FC 2009.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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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
감독 강형철 (2008 / 한국)
출연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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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을 본 사람들은 박보영왕석현에 주목하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차태현이었다. 자신의 연기영역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배우, 다른 사람이라면 침범하기 어려운 고유의 분위기를 갖고 있는 배우가 차태현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과속스캔들이 차태현을 주연 배우로 선택한 것은 최적의 선택이었다. 귀여운 속물, 순진하지 않지만 순수한 캐릭터, 옆집 오빠같은 친근함,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침흘리고 홀딱 넘어갈 것 같은데도 은근한 순정파일 것만 같은 배우 차태현은 과속스캔들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럭저럭 잘나가는 라디오 DJ의 앞에 나타난 딸과 손자 때문에 졸지에 서른 여섯의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남현수. (차태현 분) 미혼모 하면 어두운 과거와 무거운 일상을 상상하지만, 과속스캔들의 속도위반은 더이상 무거운 소재가 아니다. 속도위반에 대해 심각함 대신 진실함으로 다가간 영화, 자칫하면 우울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영화가 바로 과속스캔들인 것이다. 미혼모를 희화화한 것도 아니요, 속도위반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단지 속도위반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풀어내면서 가족이라는 고유의 가치를 담아낸다. 가족이 흔하고 진부한 주제지만 여태까지 사랑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건, 가족은 나와 구분선을 그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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