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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독일, 아니 베를린은 추적추적 내렸던 비만큼이나 잿빛의 고요한 도시였다. 한낮에 해가 쨍쨍 빛날 때에도 날 선 외투 깃을 세우고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은 채 제 갈길을 가는 한산함 같은 영화.
주인공 마이클 버그의 현재로 스타트를 끊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시 현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어린 남주인공과 30대 중반의 여주인공의 아슬아슬한 연기만큼이나 감정의 섬세함을 잘 살려내고 있다.
책을 듣는 여자의 자존심은 강하다.
책을 듣는 여자는 글자를 읽고 쓸줄 모른다.
책을 듣는 여자의 감정의 날은 단호하다.
책을 듣는 여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좋아한다.
우울하지만 잔잔하고, 지루할 것 같지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영화.
서너번쯤 보고 나면 제대로 된 감상을 쓸 수 있을까?
다시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아련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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