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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 레저의 혼을 담은 신들린 연기와 고뇌하는 배트맨을 충실하게 그려낸 크리스찬 베일. 배트맨과 조커는 이미 만화속에서부터 이어져온 라이벌 중의 라이벌이다. 조조와 유비가 그랬고 왕건과 견훤이 그랬으며,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그랬다. 독보적이었던 마이클 조던보다 한니발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는 것은 스피키오가 있기 때문이었다.
다크나이트 역시 그러한 대립구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다크나이트에서의 배트맨과 조커는 반대의 입장에 서있지만 그 둘의 행동은 영화에서 소개하는 카피만큼이나 종이 한 장 차이다. 사람을 죽이지 않은 영웅은 없다. 그렇기에 대의와 다수를 위한다고 하는 영웅과 악역은 어쩌면 본질적으로는 같은 고독함을 삼켜야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를 극적인 영화로 탄생시킬 수 잇었던 것은 아마도 이 영화가 탄탄한 각색만큼이나 배우들의 혼을 담고 있기 때문일게다. 이 영화를 찍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생의 길을 밟은 히스 레저의 마지막 불꽃과도 같았던 연기는 단지 소름이 돋는다는 말로는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히스 레저의 인생이자 영혼이다. 그가 아니면 누가 조커 역을 이만큼 소화할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세상이 그보다 나은 조커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모양이다. 우리가 히스 레저를 잊지 못하는 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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