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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감성적인 그의 글을 나는 아마 전부 이해하지 못했고 그러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의 순간의 감성적 표현은 공감할 수 있을지라도 그 모든 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기에 나는 그만큼 서정적이지 못하기 때문.
한 편의 그림같은 경치를 보는 듯한 그의 구체적이고도 섬세한 묘사는 그를 노벨 문학상으로 이끌었을 지라도, 나와 같은 평범한 독자를 그의 세계로 흡입할만한 매력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희디 흰 니가타의 겨울. 한 남자와 전혀 다른 타입의 두 여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지만 결코 1인칭 시점은 아닌 기묘한 문체.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보일지라도 나에겐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름진 그늘' 과 같은 형용사와 명사의 복합어 표현이나 '마치~ 처럼' 같은 비유적인 표현이었는데, 제법 그 선명함이 구체적으로 그려져서 나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기하게도 읽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던 작품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본 설국도 내가 본 저들과 비슷한 느낌이었을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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