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있어서는 안될 완전범죄, 『그 놈 목소리』

그놈 목소리 감독 박진표 (2006 / 한국) 출연 설경구, 김남주, 김영철, 강동원 상세보기

실화 1991년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현상수배극. 이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찍을 때 조연출이었던 박진표 감독의 작품이다. (감독에 대한 내용은 들은 것이므로 확실하지 않음.)

주연을 맡은 설경구와 김남주의 연기가 매우 돋보였다. 자칫하면 다큐멘터리식으로 끝나버릴 수 있는데도 '영화다운' 극적인 장면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 두 배우 덕분인듯. 주연배우들이 눈물을 쏟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라, 이들이 실제로 자식을 잃은 부모로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이 가득했다. 반면 엑스트라에 가까웠던 그 놈 강동원은 본래 훤칠한 미남 이미지여서 그런지, 범인을 미화시키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신인이라도 실제 범인과 유사한 생김새의 배우를 캐스팅하는게 어땠을까 싶다.

어쨌든 몇 몇 극적인 구성을 위한 설정 빼고는 실화를 거의 완전하게 재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상수배극이라는 (적어도 우리나라 오버그라운드 영화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으로 여겨지는 생소한 장르가 오히려 입소문을 타는, 마케팅 효과가 상당한 것 같다. 아마 '그 놈' 때문에라도 꽤 흥행할듯.

마지막에 '어, 끝났어? ' 싶을 정도로 급작스레 형호군에 대한 추모로 넘어간 부분이 엉성해서 아쉬웠지만,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나 영화 제작의 목적이 썩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그 놈'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 물론 이 바람에는 '그 놈'에 대한 궁금함도 상당부분 포함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