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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comics

일제강점기의 현실적인 판타지, 『고래별』

by FC 202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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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의 인어공주라는 부제를 달고 올해 여름 완결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웹툰이다. 얀데르센의 인어공주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하는데, 막상 웹툰을 읽으면 인어공주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가 바다와 인어공주를 잊을만 하면 상기시켜서 엮으려고는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복선이나 캐릭터가 닮지는 않았다. 혹자는 어디서 한번 본 것 같은 장면과 설정을 때려넣었다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웹툰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흔한 내용을 적당하게 버무려내는 것도 상업예술의 한 영역이며 작가의 능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하는데 무척 기대된다. 웹툰을 읽는 내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기 적합한 연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장면장면을 드라마의 콘티처럼 스피디하면서도 긴박하게 전개한다. 웹툰은 촘촘한 장면연출보다는 뒷내용을 보게 만들기 위한 긴장감 중심이던지, 일상툰처럼 띄엄띄엄 잠깐 생각하고 넘어갈 이슈를 던진다던지 하는 식이라 내용이 비어있다고 느꼈는데 고래별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정한 스토리의 흐름이 주는 흡입력과 판타지스러우면서도 있을 법한 인물상이 매력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마무리를 너무 서둘러서 갑자기 끝내버렸다는 점 - 작가의 의도가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 - 과 주인공 일부의 캐릭터의 막판 행동이 그간 그려온 인물의 성격에 비교했을 때 납득이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극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전개를 했나 싶을 정도로 아쉬웠다. 조금더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캐릭터 행동의 당위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웹툰 중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 더 아쉽지만, 드라마 대본작업하면서 각색을 통해 아쉬웠던 점을 커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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