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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 윤희에게

by FC 201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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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2019)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김소혜
장르 로맨스드라마
개봉 2019.11.14

 

윤희에게는 아주 조용하고 불친절한 퀴어영화다. 뚝뚝 끊어지는 장면들에서 상과 노력으로 빈 곳을 채워넣어야하는 과정에서 왠지 모를 아련함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 어느 누군가는 윤희에게, 어느 누군가는 쥰에게, 어느 누군가는 새봄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보게 된다. 딸이 보는 엄마의 첫사랑, 중년의 여성이 추억하는 첫사랑 같은 것들. 선입견이나 편견은 없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누구나 가슴 속에 하나쯤 품고 있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랑 왜 헤어졌어? 너네 엄마는 사람을 좀 외롭게 하는 사람이야 

 

(아빠는) 왜 엄마와 헤어졌냐는 딸 새봄의 질문에 엄마는 사람을 외롭게 한다고 답한다. 그건 윤희가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있어서다. 늘 메마르고 지쳐있는 것 같은 윤희에게 일본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든다. 그 편지를 읽은 새봄은 윤희에게 친구들을 들먹이며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한다. 눈이 오는 오타루, 엄마 윤희의 첫사랑이 있는 그곳으로.

 

윤희에게.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잘지내느냐는 말은 흔하고 쉬운 안부인사다. 할 말이 없을 때, 혹은 그리운 이에게 어렵게 운을 떼야할 때 쓸 수 있는 쉬운 말. 새봄과 새봄의 남자친구 경수는 그렇게 윤희를 첫사랑의 추억이 깃든 도시로 데려간다. 정확히는 편지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도시다. 편지, 딸, 고모. 세개의 매개체로 윤희는 쥰과 재회한다.

편지란 늘 그렇다. 하고 싶은 말을 마주하기 어려울 때 하는 독백같은. 아득한 시공의 순간을 넘어 두 사람이 만나고 봄이 온다. 상처의 과거가 아물고 새로운 시작점에 서는 치유형 로드무비, 윤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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