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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보고서/movie

아내가 사라졌다, 『나를 찾아줘』

by FC 201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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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정보
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글쓴이 평점  

 

 

"나를 찾아줘"는 사라진 아내를 찾는 과정에서 아내의 실종 이유와 과정을 탐색하는 스릴러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에이미라는 사라진 여자와 그녀를 찾아내서 누명을 벗고자 하는 남편 닉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를 찾아줘"의 원제는 gone girl이며 한국식 제목보다는 오리지널 제목은 주제를 집약적으로 나타내는데 훨씬 적합하다. 스릴러는 식스센스나 메멘토처럼 플롯의 촘촘함으로 관객과 호흡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유형과 처음부터 범인을 오픈하고 인물간의 대립을 보여주는 유형, 그리고 고어물에 가깝다 여길 만큼 잔인함과 공포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포인트를 맞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나를 찾아줘는 첫번째 유형에 가깝다.
 
영화의 시작은 다소 어둡고 지루하다. The bar라는 바가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신나게 술마시는 곳이라는 bar에 대한 관습적인 클리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은 영화 내에서 경제력을 표현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영화는 에이미와 닉의 과거(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어떤 결혼생활을 했는지)와 에이미가 사라진 이후의 현재상황을 교차해서 보여주며 에이미의 실종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대개 그렇듯이 행복하며 늘 문제는 결혼한 이후에 시작된다. 닉의 외도와 에이미의 집착. 에이미는 닉을 엿먹일 계획을 세우는데, 영화는 이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닉이 처한 상황과 에이미가 그 상황을 연출하는 과정을 돌아가며 보여주어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머리가 아주 좋은 아내 에이미와 무능하고 머리가 나쁜 남편 닉이다. 이 지능(?)의 차이는 중반부까지 닉이 핀치에 몰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후에 닉이 사건의 핵심이 매스미디어와 여론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똑똑한 변호사를 만나면서 사건은 급반전의 물살을 탄다. 결국 여론을 몰고 몰려서 균형점이 50대 50이 되었을 때 닉은 에이미와 재회하고 사랑을 회복한 부부로서의 가짜 삶을 살게 된다. 닉은 에이미를 여전히 떠나고 싶어하지만 매스미디어가 가진 힘으로 얻게된 부富를 포기하지 못한다. 닉이야말로 매스미디어가 자신에게 등을 돌렸을 때, 스스로를 어느 정도까지 궁지에 몰아세우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조언으로 여론을 반전시키지 못했다면 닉은 사형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2시간 30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스릴러에 비해(특히 한국 스릴러) 잔인하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적은데도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 The bar를 위시한 초반만 잘 버티면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소감은 싸이코패스도 머리가 좋아야하겠다는 것, 그리고 국민을 움직이고 닉과 에이미의 삶을 바꾸어놓은 여론의 힘. 아내는 사라졌다. 하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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