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자 100만의 시대에 주택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경기침체국면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가격의 상승은 규제완화와 감세의 바람을 감안하더라도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 피부로 체감하는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었을 때의 주택가격 상승도 금융위기 같은 부작용을 몰고 오는 판에, 하물며 실물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데 주택가격만 나홀로 고공행진하는 것은 거품 이외의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주택가격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려는 사람의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과 팔려는 사람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이 일치할 때 거래가 성립되고 가격이 형성된다. 주택의 공급은 신축 주택과 기존 주택의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건설사가 신축 주택을 공급하고 기존 주택의 소유자는 기존 주택을 공급하는 공급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수요도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주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와 투자의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다. 그 외에 교육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주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포함시킬 수 있으므로 공급의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주택가격의 상승의 원인은 정부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문제인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정부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이 주택이 모자라서 이루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주택공급이 늘어나도 수도권으로의 이전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 사실을 뒷받침 한다. 공급에서 문제가 없다면 수요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거주하려고 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이 상승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거주지를 이전하는 것은 한 가정의 이동으로 그리 쉽게 결정하거나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남 같은 일부 지역으로의 이전은 투기만큼 교육적인 목적도 강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교육적인 목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 상승의 원인은 시장에 넘쳐나는 돈이 갈 곳이 없어 규제 풀린 부동산 시장으로의 집중 때문으로 봐야한다.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얼어붙자 정부는 주택 소유에 대한 규제를 풀고, 종부세를 완화하는 등의 감세정책을 추진했다. 미래의 차익을 기대하고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부동산 규제 완화는 훌륭한 먹잇감이다. 정부는 경기부양책의 일부라고 일축했지만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딘 지금, 부동산에 대한 규제 완화는 지나친 감이 있다. 이는 오히려 투기세력의 주택 투자를 부추기고, 주택가격 상승을 불러와 실수요자들의 주택 소유를 방해할 뿐이다. 2000년대 초반의 IT버블이나 신용카드 사태의 결과 지나친 규제 완화는 거품경제를 낳는다는 교훈을 벌써 잊은 듯 하다.
거품경제의 진정한 문제는 거품이 꺼졌을 때 발생한다. 규제 완화와 유동성의 과잉공급으로 인해 실제보다 부풀려진 자산가치가 꺼지면,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이중침체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경기침체기는 늘 경기호황기의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이 그랬고 1970년대의 공황이 그랬다. 지금이라도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을 올바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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