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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하는 썰

'나 공부 안했어.'에 담겨있는 심리.

by FC 2007.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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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공부 안했어.

라는 말은 시험기간에 정말 많이 받는 질문 '공부 많이 했어?' 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아닐까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3가지 정도를 의미한다.

1. 정말 공부를 안한 상태.
2. 하긴 했는데 자신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태.
3. 정말 열심히했는데 아니라고 말하는 상태.

1의 경우 공부를 안했다는 대답은 가장 솔직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안했는데 공부했다고 했다가 시험결과가 안좋으면 그야말로 머리가 돌인 사람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2의 경우 공부를 안했다는 대답은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스스로는 자신의 공부량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안했다고 말해도 솔직한 것이겠지만,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전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판단의 기준은 시험의 결과이다.

3의 경우는 순전히 거짓말이다. 스스로의 공부량을 다른이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왕 말할거 솔직하게 하지, 뭐하러 거짓이건 말건 공부를 안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공부를 안했다고 말해서 얻는 이득은 안하고도 성적을 잘 받으면, 성적을 잘받은 기쁨뿐만 아니라 다른이들에게 머리좋은 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물론 운빨로 취급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받은 성적은 저정도의 기분은 날려버릴 수 있다.

만약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열심히 해서 성적을 잘 받으면 나오는 반응은 '그렇게 열심히 했다니 뭐, 당연하지.' 류이다. 즉, 공부 열심히 했다고 말해봐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빼고는 얻는게 거의 없는 것이다. 특히 남의 눈을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행여나 실수를 하거나 운이 나빠서 밀려쓰거나 했을 경우는 정말 '머리가 나빠서 공부 죽어라 해야 저 성적 받는 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이런 상황은 실제로 경험한다면 그저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고 안했고의 여부를 떠나서 안했다고 말하는게 스스로의 심리적인 면과 주위의 평판에 대해 유리하다.

열심히 공부해놓고

나 공부 안했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런 생각으로 그렇게 대답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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